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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기다리던 6살 음주운전 차량에 참변
술냄새 풍기며 아들과 장례식장 온 가해운전자
靑청원 11만명 돌파, 유족 “음주운전은 살인”

이씨는 "둘째는 웃는 모습이 예뻐 좋아해주시는 분이 많았다. 그만큼 밝았던 아이"라며 떠난 아들을 추억했다. 오른쪽은 지난달 6일 사고 직후 현장 모습. 가해 운전자 A씨의 SUV가 들이받은 가로등이 쓰러져 있고 이씨의 아들이 당한 사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씨 제공
이씨는 “둘째는 웃는 모습이 예뻐 좋아해주시는 분이 많았다. 그만큼 밝았던 아이”라며 떠난 아들을 추억했다. 오른쪽은 지난달 6일 사고 직후 현장 모습. 가해 운전자 A씨의 SUV가 들이받은 가로등이 쓰러져 있고 이씨의 아들이 당한 사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씨 제공


여섯 살 둘째 아이가 떠난 지 벌써 한 달 하고 보름이 더 지났다. 세살 터울의 큰아들은 동생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충격을 받았을 큰아들이 걱정돼 엄마아빠는 아직도 숨어서 운다.파워볼게임

둘째는 햄버거 가게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음주운전 차량에 변을 당했다. 가해 운전자는 조기축구 모임에 갔다가 낮술을 마시고 인사불성 상태로 운전석에 앉았다. 최근에야 언론에 보도돼 국민적 공분을 샀던 바로 그 사건이다.

부모는 동생 이야기에 극심한 우울감을 보이는 첫째를 위해 한동안 언론 인터뷰를 피해왔다.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건이 계속되자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후 지난 6일 국민청원을 올려 어린 아들의 허망한 죽음을 털어놨고 음주 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아빠 이모씨는 20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간절한 호소를 이어갔다.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하는 것보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가해 운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려거든 차라리 우리 아이를 지키지 못한 죄로 나를 잡아가 달라”고 분노했다.단 3분 만에, 행복은 악몽이 됐다
사고는 지난달 6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발생했다. 두 아들을 데리고 친정에 다녀오던 길, 햄버거가 먹고 싶다는 아이들 말에 엄마는 인근 햄버거 가게로 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던 때였다. 매장 안 사람들을 배려해 엄마는 두 아들을 잠깐 밖에 서 있게 했다.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장난스럽게 미소를 주고받던 모자의 행복은 단 몇 분 만에 악몽으로 변했다. 엄마가 주문번호 확인을 위해 잠깐 시선을 돌린 사이 뒤쪽에서 ‘쾅’하는 굉음이 들려왔다. 깜짝 놀라 돌아본 장면은 끔찍했다. SUV 차량에 들이받힌 가로등이 꺾인 채 쓰러져 있었고 거기에 머리를 맞은 둘째가 피를 흘리며 누워있었다. 옆에 선 첫째는 “살려주세요”를 외치며 동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고 당시 현장 사진. 만취 상태로 7㎞ 정도를 달리던 가해 운전자 A씨는 햄버거 가게 앞 가로등을 들이받고서야 멈췄고 쓰러진 가로등에 머리를 크게 다친 이씨 아들은 사고 1시간 만에 숨졌다. 이씨 제공
사고 당시 현장 사진. 만취 상태로 7㎞ 정도를 달리던 가해 운전자 A씨는 햄버거 가게 앞 가로등을 들이받고서야 멈췄고 쓰러진 가로등에 머리를 크게 다친 이씨 아들은 사고 1시간 만에 숨졌다. 이씨 제공


이씨는 “카드 결제 내역을 보니 오후 3시26분에 아내가 음식을 주문했더라. 그다음 3시29분에 119와 통화한 기록이 있었다”며 “단 3분 사이에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대가 도착하고도 둘째는 피를 흘리며 한동안 거리 위를 헤매야 했다. 코로나19와 의료진 파업 사태가 겹쳐 가까운 응급실 세 군데에서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대답을 들은 탓이었다.하나파워볼

일요일이던 사건 당일 남편 이씨는 회사에서 당직 근무를 서고 있었다. 그는 “오후 3시40분쯤 아내에게 온 전화를 받았더니 ‘오빠 OO이 죽는다’는 소리만 남기고 끊어졌다. 이후 다른 가족에게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향하고 있는데 오후 4시10분쯤 의사에게 빨리 오라는 연락이 왔다”며 “오후 4시20분쯤 병원에 도착했는데 9분 뒤 아들의 사망판정을 들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 오후 3시29분, 아이가 사망한 시각 오후 4시29분. 단 한 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씨는 “믿을 수 없었다”는 말을 반복했다.하얀 패딩에 술 냄새… 가해자가 장례식장에 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가해 운전자인 50대 A씨의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44%였다. 면허 취소 수준인 0.08%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그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고 조기축구 모임을 나가 술을 마셨고 그대로 운전대를 잡아 무려 7㎞를 달렸다. 이씨는 “우리 가족은 당연히 A씨가 구속된 줄 알고 있었는데 체포 직후 경찰이 집에 보냈다더라”며 “아예 대화가 안 되고 몸조차 가누지 못할 정도의 만취 상태여서 조사를 못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유족이 가해 운전자를 마주한 건 뜻밖의 장소에서였다. 사고 이튿날 오전 7시반쯤, 이른 시간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장례식장에 처음 보는 두 남성이 나타났다. 이씨는 “허름한 하얀색 점퍼를 입은 나이든 남자 한 명과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캐주얼 차림의 남자 한 명이었다”며 “누군가 싶어 가까이 갔는데 술 냄새가 확 나더라”고 말했다.

‘어떻게 오셨냐’는 이씨의 물음에 이들은 “가…가해…”라며 말을 얼버무렸다. 이씨는 “이때까지만해도 A씨가 구속된 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해자의 아버지와 아들이 찾아온 줄 알았다. 너무 화가 나 욕을 하며 쫓아냈다”며 “이후 처남이 우리 부부를 대신해 경찰서를 갔는데 두 사람이 뒤이어 들어왔다더라. 경찰에게 누구냐고 물으니 ‘저 사람이 가해 운전자’라고 말해 그제야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죄송하다는 말도 하지 않았고 쭈뼛대기만 하다가 1분도 채 안 돼 나갔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A씨가 장례식장을 찾은 것은 감형을 미리 염두에 둔 계산된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어떻게 아들을 데려올 생각을 했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자기도 자식 키우는 입장이니 동정해달라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슬퍼하는 아빠를 처음 봤어” 9살 아들이 말했다
남은 가족들은 여전히 괴로움 속에 매일을 살지만 A씨의 사과는 받지 못했다. 합의는 없다는 유족 측 입장에 가해자는 발 빠르게 변호사를 선임했고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재판부에 5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상태다. 이씨는 “도대체 뭐라고 썼을지 너무 궁금하다. 정말 파렴치한 아닌가. 도저히 반성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말 반성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진심을 전해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사과는커녕 시도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를 더욱 분노케 한 건 A씨와 함께 모임을 갖고 술을 마셨던 조기축구 모임 회원들의 진술이다. 그들은 “A씨는 막걸리 1병반 밖에 마시지 않았다” “A씨는 한동안 술과 담배를 끊었다”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날따라 왜 그렇게 많이 마셨는지 모르겠다” “운전을 하려고 하길래 수차례 말렸다” 등의 말을 경찰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거짓말로 가해자를 옹호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그 회원들은 제대로 대리운전을 불러서 집에 간 게 맞을까. 술에 취해 운전한 가해자를 끝까지 말리지 않고 뭘 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씨는 “이제는 사과한다고 한들 받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힘들어하는 첫째를 볼 때면 그 마음은 더 커진다. 바로 옆에서 끔찍한 사고를 목격한 9살 형은 현재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동생 이야기가 나올 때면 ‘나 이거 정말 싫어’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 본인이 느끼는 상실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며 “첫째와 둘째는 코로나19 탓에 24시간 내내 붙어있었다. 동생이자 친구이자 분신이었던 존재가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엄마아빠가 슬퍼하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아 한다”며 “얼마 전 장례식 이야기를 꺼내며 ‘나는 아빠가 그렇게 슬프게 우는 건 처음 봤어’라고 하더라. 너무 마음이 아파서 첫째 앞에서 울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청원이 답이 아니란 걸 압니다, 하지만…”

이씨 아내가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 유족들은 "음주운전은 살인과도 같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 올린 청원"이라고 밝혔다.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씨 아내가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 유족들은 “음주운전은 살인과도 같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 올린 청원”이라고 밝혔다.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씨 아내가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은 21일 오후 기준 11만1251명의 동의를 얻었다. 내달 5일 마감하는 이 청원의 남은 기간은 보름 남짓이다. 이씨는 국민청원이 모든 걸 해결해줄 수 없다는 걸 잘 안다고 했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부의 대답을 듣는다고 해도 형식적인 내용에 실망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청원이 간절한 이유는 떠난 둘째에게, 남은 첫째에게 올바른 사회 정의를 확인시키고 싶어서다.파워볼엔트리

이씨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분명 음주운전은 살인과도 같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만 다시 한번 강조해줘도 더 바랄 게 없다”며 “국민의 위로를 받고 10만명의 동참을 이끌어낸 것만 해도 저희는 만족한다. 하지만 ‘음주운전=살인’이라는 공식을 더 많은 분이 알아주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11월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국군부산병원에서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여 숨진 윤창호(22) 씨의 영결식이 끝난 이후 관이 운구차량으로 옮겨지자 고인의 친구들이 관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2018년 11월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국군부산병원에서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여 숨진 윤창호(22) 씨의 영결식이 끝난 이후 관이 운구차량으로 옮겨지자 고인의 친구들이 관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윤창호법의 시작이 된 2018년 ‘윤창호 사망 사건’ 당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처벌 강화 등 관련 대책 마련을 직접 지시했다. 이후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이 만들어졌고 지난해 6월 25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그러나 지난 7월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음주운전 사고는 오히려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전국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총 82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69건) 대비 10.8% 늘었다. 이로 인한 부상자도 지난해 1만2093명에서 올해 1만3601명으로 많아졌다.

이씨는 “잘 만들어 놓은 윤창호법을 사법부가 제대로 적용해야 한다. 첫 판례들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와 비슷한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나온다면 그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만약 가해자에게 가벼운 형량이 내려진다면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심정이냐면, 차라리 내가 술을 마시고 가해자 아들에게 해코지하고 싶을 정도다. 내가 교도소에 몇 년 살다 나오는 게 더 마음이 편하지 않겠나. 어느 부모라고 다르겠느냐”고 했다.

인터뷰 내내 강한 어조로 가해자의 처벌을 외치던 이씨의 목소리는 딱 한 번 흔들렸다. 하늘에 있는 아들에게 못다 한 말이 많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눈물을 머금고 진심을 전했다. “엄마아빠가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늘 웃는 얼굴로 씩씩하게 형이랑 잘 지내줘서 고맙다. 꿈에서라도 장난감 사달라고 말해줘. 아빠가 꼭 사 들고 갈게.”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뉴스엔 배효주 기자]

몸이 아파 1년 간 고생했다는 김혜성, 그가 완쾌 후 느낀 바를 밝혔다.

영화 ‘종이꽃'(감독 고훈)에 출연한 김혜성은 10월 2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건강 악화로 고생했다고 털어놓았다.

3년 전 드라마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 중이며, 서른 두 살까지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후에 제가 생각하는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과감히 다른 일을 할 것”이라고 고백했던 김혜성.

3년이 지난 후에도 “아직 그 고민은 유효하다”는 김혜성은 “만약 연기를 그만두게 된다면 아예 다시는 안 하고 싶다. 은퇴를 하면 뉴스에 제가 다시는 안 나오게 하겠다. 종적을 감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연기를 끝까지 하고 싶지만 사람 일이라는 건 모르는 거 아닌가”라며 “사실 작년에 몸이 안 좋아서 고생을 많이 했다. 심장 쪽이 안 좋았으나 지금은 완쾌했다. 병원을 1년 가까이 다녔는데, 스트레스를 받아서 몸이 아픈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낫고 나서는 ‘연기를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자. 연기는 즐겁고 내가 좋아하는 취미라고 생각하자’고 마음이 바뀌었다. 그 쪽이 저의 정신 건강에 더 좋을 것 같아서다. 지금은 담배도 끊었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인생의 낙은 반려견이다. 5살 짜리 푸들 ‘혜동이’를 키우고 있다는 김혜성은 “강아지랑 시간 보내는 게 정신 건강을 위해 가장 많이 하는 일”이라며 “모든 삶이 초점이 강아지에게 맞춰져 있다. 음주 가무를 즐기다가도 강아지가 보고 싶어서 집에 간다. 부모님에게도 안 끓여드리는 황태국을 끓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2일 개봉하는 영화 ‘종이꽃’은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들과 살아가는 장의사 성길(안성기 분)이 옆집으로 이사 온 모녀를 만나 잊고 있던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는 이야기다. 제53회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에 해당되는 백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국내외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김혜성은 불의의 사고로 삶이 무너진 성길의 아들 ‘지혁’ 역을 맡았다.(사진=(주)로드픽쳐스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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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원전 감사’ 공직사회 반응

[서울신문]책임감 갖고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찬물’
파일 삭제 윗선 지시 없으면 어려운 일
실무 공무원이 아니라 윗선을 처벌해야
부당한 지시에 저항하는 풍토 조성 필요

2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산업정책관실 앞을 한 공무원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20일 감사원은 당시 산업부 실무자였던 원전산업정책관과 원전산업정책과장에 대해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삭제 지시 및 실행을 이유로 경징계 이상 처분을 요구했다.세종 뉴스1
2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산업정책관실 앞을 한 공무원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20일 감사원은 당시 산업부 실무자였던 원전산업정책관과 원전산업정책과장에 대해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삭제 지시 및 실행을 이유로 경징계 이상 처분을 요구했다.세종 뉴스1

감사원의 ‘월성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관련 감사 결과가 나온 후 공직사회가 출렁이고 있다. 국정 핵심 과제를 추진하다 실무 공무원까지 징계를 받자 “공무원이 봉이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정부부처의 한 고위공무원은 21일 “공무원은 본질적으로 개인 소신보다는 국민이 선택한 정부의 결정에 따르는 존재다. 그게 바로 막스 베버가 강조한 근대 관료제의 기본 원칙”이라며 “‘정치’에서 결정한 걸 ‘행정’에 책임을 묻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과장급 공무원은 “국정과제가 바뀌면 그걸 실무적으로 지원하는 게 공무원 역할이지 판단은 공무원 몫이 아니다”라면서 “감사원에서 그런 부분을 얼마나 고민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장급 공무원은 “책임감을 갖고 의욕적으로 일하려는 공무원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고 탄식했다.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된 공무원들을 수사 의뢰하거나 고발하는 데 대해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공무원은 “국정과제를 성실히 수행했는데, 그 대가가 징계 요구와 고발이라면 어느 공무원이 책임 있는 자세로 일하겠느냐”며 “산업부 내에서 징계 절차를 밟을 텐데 굳이 수사 의뢰와 고발을 해야 하는지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경제부처 한 국장급 공무원은 “공무원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윗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윗선의 지시가 어떤 게 옳고 부당한지는 주관적인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고, 그 당시는 옳고 그름을 알 수 없는 게 많다. 공무원들이 항상 어려움을 겪는 철학적 문제”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부당한 폐쇄 과정에서 감사를 방해하고 직권 남용하고 공용 서류를 손상한 책임자들을 모두 형사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전날 월성1호기 자료를 무단 삭제하거나 삭제를 지시한 공무원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실무 공무원이 아니라 윗선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제부처의 국장급 공무원은 “공무원들이 통상적으로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 “파일을 조직적으로 삭제하는 건 청와대를 비롯한 윗선의 지시가 없으면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과장급 공무원은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건 현 정부뿐 아니라 역대 모든 정부의 드러나지 않는 속성”이라며 “윗선에서 정무적으로 판단해 놓고, 일선 행정 부서에서 알아서 했다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제부처의 한 공무원은 “실국장들도 고공단이 생기면서 비정규직 신분이 됐는데, 그들의 신분 안정 장치를 마련해 줘야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공무원은 “관련 파일 삭제 등 감사방해 행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잘못이니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면서 “다만, 부당한 지시에 저항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감사원은 조기 폐쇄 타당성에 대해 판단을 유보한 것과 관련, 정치적 절충안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해명할수록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고려한 듯 ‘감사원은 감사 결과가 담긴 감사보고서로 말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강조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보고서에 나온 내용 말고는 더 말할 게 없다”면서 “조기 폐쇄 타당성에 대한 부분도 판단에 한계가 있다는 보고서 내용 그대로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AFP연합뉴스/ EPA연합뉴스
AFP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 손흥민(토트넘)이 ‘레전드’ 가레스 베일과 나란히 뛰게 된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22일(한국시각) 영국 매체 HITC는 풋볼런던의 인터뷰를 빌어 “올 시즌 최고의 폼인 손흥민이 베일과 함께 뛰는 일을 기대하고 있으며 그를 ‘레전드’ ‘슈퍼스타’로 예우했다’고 보도했다.

“나는 굉장히 설렌다. 그와 매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들이 내게는 좋은 경험이 된다. 뿐만 아니라 팬들도 그가 그라운드에 다시 서는 모습을 보는 것에 설레실 것같다. 선수로서 나 역시 그와 나란히 뛰는 일이 기대된다. 확실히 그는 이 클럽의 레전드이고 축구계의 슈퍼스타”라며 베일을 추켜세웠다. “내 생각엔 그는 아주 행복해 보인다. 아마도 그가 항상 웃고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처음 그를 봤는데 정말 열심히 하더라. 팬이나 동료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가 처음 팀 훈련에 들어왔을 때 나는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그가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때도 정말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이었다. 훈련장에서 그를 볼 때마다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리게 됐다. 그와 함께 뛰게 돼 정말 기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베일은 23일 유로파리그 J조 1라운드 LASK전에서 선발출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사망, 백신과 직접 연관 확인 안돼”
1명은 백신 알레르기 가능성 남아
연일 사망자 나와 국민들 더 불안
전문가 “기저질환 알리고 접종을”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21일 총 10명으로 늘면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인천의 17세 고3 학생이 접종 이틀 만에 사망한 데 이어 20~21일 전북 고창·대전·제주·대구·안동 등지에서 60, 70, 80대 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21일 오전까지 5명만 알려졌으나 질병관리청과 경북도는 이날 오후 5명의 추가 사망 사례를 공개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쯤 서울 주민 53세 여성이 숨졌다. 이 여성은 17일 낮 12시 경기도 광명에서 접종했고 75시간 후 사망했다. 경기도 고양시 89세 남성도 19일 접종 후 21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나머지 2명은 유족의 요청으로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중 1명은 전남 목포의 93세 여성이라고 전남도 보건당국이 확인했다. 이로써 비공개 1건을 제외한 사망 사례는 70대 3명, 80대 2명, 10대·50대·60대·90대가 각 1명이다.

서울 사망자를 제외한 9명이 국가조달백신(무료 의무접종)을 맞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현재까지 사망 사례는 총 10건이 보고됐고 이 중 7건은 역학조사와 부검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망자와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사람 중 1~3건의 국소 부위 반응 외 중증 이상반응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이에 따라 예방접종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어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백신과 사망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반응 사례가 많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전체 예방 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2건 정도는 독감 백신의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급성 과민반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 93세 여성과 대구 78세 남성이다. 93세 여성은 20일 오전 9시 독감 접종을 하고 귀가한 후 낮 12시30분쯤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여성은 심장질환 등을 앓았다고 한다. 다만 대구 사망자는 21일 오후 사인이 질식사로 밝혀지면서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이나 약물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분, 수시간 이내에 전신에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페니실린 주사, 항생제 주사, 음식, 약물 등에서 드물게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난다. 접종자의 특이 기질과 밀접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사망자 10명이 접종한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사람이 21일 현재 약 56만여 명인데 이들에게서 심각한 이상 증세가 없다는 점을 들어 백신 사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 본부장은 “사망자의 백신 종류와 지역이 다 다르다. 어느 한 회사의 제품이나 한 제조번호로 모두 사망했다면 백신의 문제겠지만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 사례에서는 그런 공통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고령으로, 19일부터 고령층 예방접종이 시작돼 사흘간 300만 명 정도가 맞았다. 초기에 많은 접종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면서 사망 신고가 며칠 새 많이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사망자 10명의 백신 제조번호가 모두 다르다. 인천 17세 고교생과 전북 고창의 77세 여성의 백신 제품이 ‘보령플루VIII테트라’로 제조사가 같지만 각각 13~18세용, 어르신용으로 다른 제품이다.

정은경 “사망자들 공통점 없어, 접종한 백신 종류와 지역 다 달라”

또 사망자들이 맞은 백신은 모두 상온 노출이나 백색 침전물이 나온 회수 대상 제품이 아니다. 모두 과거 독감 백신 접종을 받은 적이 있다.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은 ▶인플루엔자 백신의 어떤 독성 물질이 원인이 됐을지 ▶아나필락시스에 의한 사망일지 ▶기저질환과의 관계를 토대로 백신과 사망 연관성 여부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김 반장은 “5명이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데, 이 기저질환과 사망 연관성이 부검을 통해 확실히 규명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백신보다는 기저질환에 무게를 둔다. 이윤성은 서울대의대 법의학교실 명예교수는 “독감 접종 사망 사례는 주로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가 왔을 때 드물게 있었다”며 “하루나 이틀 걸려 사망하는 경우는 백신을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법의학 전문가도 “백신을 맞고 바로 사망하지 않는 한 고령자는 심장질환이나 복용하던 약 등으로 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의료진에게 반드시 설명하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청 예방접종전문위원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교수는 “백신 문제라면 다른 접종자도 중증 이상반응이 나와야 하는데 없다”며 “사망 원인은 정밀 부검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백신이 원인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상온 노출이나 침전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백신을 사용해도 좋다는 국제적인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백신이 콜드체인(2~8도 적정 온도)을 벗어나 백신 단백질이 변성됐을 경우 안정성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황수연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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